훈련소 2011.09.06 07:30 리스트로

[훈련백과사전] 종교행사, 그때그때 달라요!-바꾸이다

Posted by 공군 공감


바꾸이다 (바뀌다)
 공키피디아 - 입대장병 훈련백과 




<바꾸이다 : (동사) ‘바꾸다(1. 원래 있던 것을 없애고 다른 것으로 채워 넣거나 대신하게 하다)’의 피동사.  ... >



 종교행사에 참석하는 훈련병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신앙심에 충실한 훈련병, 단 것을 갈구하는 훈련병, 동기와 만나기 위한 목적의 훈련병, 여자를 보기 위한(?) 훈련병 등등... 훈련병들의 머릿속엔 종교참석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훈련병들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을 터! 기수별로 훈련단 내의 종교행사 특성이 조금씩 달라진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각 기수별 가상의 병사들<주1>이 소개하는 '나의 종참 이야기'를 들어보자.





686기 김불운(不運) 병장 이야기 

김불운 병장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머피의 법칙! (c)호박툰

 훈련단 생활이 하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써본다.
 진심으로 특정 종교에 독실한 믿음을 가진 훈련병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친목도모와 간식소문을 듣고 해당 종교행사에 가곤 했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훈련기간동안 내가 간 종교행사는 모두 나의 기대에 어긋났(?)었다. 이 말인 즉슨, 훈련단 내에 있는 종교는 1인당 파이류 2개와 음료수 한 캔씩을 주기로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각 종교마다 주는 양이 조금씩 달랐다. 따라서 종교별로 간식 '포텐'<주2>이 터진 날이 있었지만, 꼭 그 날에는 포텐 터진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시설에 앉아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파이나 뜯고 있었던 비운의 훈련병이 바로 나였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부활절을 노려(?) 교회를 갔더니 과자와 바나나가 있길래 야무지게 먹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다른 종교에서는 00리아 햄버거를 뿌렸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경우라고나 할까. 천주교에서 피자나 치킨, 기독교에서 00도넛, 불교에서 핫바나 소시지 등을 나눠줄 때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나는 그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서 푸석푸석한 파이류만 쭉쭉 섭취하고 있었다.<주3>

 내가 주로 갔던 교회에서는 설교가 끝난 후 목사님의 '연예 투데이'가 진행되곤 했다. 한 주 동안의 스포츠 뉴스와 경기 하이라이트, 팀 순위는 물론이요 연예뉴스까지 알려주는, 훈련병에게는 아주 금쪽같은 시간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노홍철과 장윤정의 결별소식을 이 때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 
  마지막 순서는 호응도가 제일 높은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티아라 - 너 때문에 미쳐, 소녀시대 - Run Devil Run, 카라-Jumping 등등... 목사님,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병 693기 박당황 상병 이야기 

 훈련 1주차, 소대장님에게 몇가지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었다. 사회에 있을 때 부터 군대 선배(?)들에게 주구장창 들어왔던 '훈련단 내에서 단 것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 종참에 관하여 몇가지 질문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질문과는 무관하게 소대장님이 해주셨던 답변은 그야말로 가히 충격적이었다.

너희 때부터 종교행사에 간식 없어졌어!
 
 이럴수가. 훈련단 생활의 꽃, 훈련병 생활의 낙인 종참간식이 없어지다니...

종참때 봤었던 무한도전 레슬링특집 (c) iMBC

 그래도 천주교에서 뉴스와 신문<주4>이라도 보는게 어디인가. 그리고 법당에서 여고생들의 춤이라도 볼 수 있는게 어디인가. 또한 기독교에서 무한도전 레슬링특집을 볼 수 있는게 어디인가...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종교행사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교회에는 매주 다른 CCM<주5> 가수들이 왔었다. 물론 여성위주의 구성이었다. 그녀들이 나오면 훈련병들의 반응은 리액션을 넘어 거의 사자후 수준으로 치솟곤 했었다. 조금 과장하자면 힘든 훈련단 생활동안 그녀들을 보기 위해
일주일을 버텼다고나 할까?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분들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분들께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각 종교별 행사가 끝나면 아주 약간의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 찰나를 이용해 훈련병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의 TV예능, 그리고 당시 가장 인기있었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아직도 기억난다. 찬양하라- 레인보우의 A !!!




병 700기 최럭키 일병 이야기

이 중에서 총무특기마크는 좌측 가장 하단.

 설레는 마음을 안고 모든 종교행사에 다 참석해봤으나, 간식은 정말로 정량만 나누어 주었다. 파이류 과자 2개와 음료수 1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뿐이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선임병들의 말이 무색하게 종교행사는 철저히 종교의식만을 행한 채 끝이 났다.

  천주교가 종교행사의 본질에 가장 충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사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앉았다 일어났다의 무한 반복으로 조금 귀찮음을 느꼈었다. (하지만 원래 미사의 형식이 이러하다고 하니... 존중하기로 했다.)
 불교에서는 할머니의 화려한 부채춤 공연이, 기독교에서는 3인조 CCM 그룹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CCM 그룹의 가운데에 있었던 가수분은 남규리를 닮아서 훈련병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훈련병 신분으로 받는 마지막 종교행사 날이었다. 파이를 나눠주던 군종병이 갑자기 총무특기를 받은 훈련병은 손을 들어보라고 외쳤다. 개인적으로 희망한 총무특기를 받게 되어 기분 좋았던 나는 말이 끝나자 마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자기도 총무특기라며 남은 파이과자를 손 들고 있는 병사들에게 하나씩 더 나눠주는게 아닌가?
 이게 왠 떡... 아니 이게 왠 파이냐! 고생 끝에 총무특기를 얻은 보람이 있었다.





훈련단에서는 무조건 유격이나 화생방 같은 훈련만 받는 줄 아시겠지만, 사실은 유용하고도 필요한 다양한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응급처치'와 '태권도'시간이 대표적인데요!
다음 시간에는 바로 이 수업들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합니다.
한가위만큼이나 즐거운 공키피디아!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 









<주1> 이번 화에 나온 병사들은 모두 해당 근접기수 병사들의 자문을 통하여 각색해 낸 것이다. 참고하기 바란다.
           이번 화에 지대한 도움을 준 686기 이동현 병장, 687기 황필교 상병, 703기 박승천 이병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술은 내가 사겠다. 안주는 당신들이 사도록!

<주2> 잠재력을 나타내는 Potential(잠재적인)을 줄여 쓰는 말로, 게임 상에서 캐릭터나 해당 퀘스트의 능력치/경험치가 엄청날 때 흔히 '포텐이 터지다'라는 은어를
           사용하곤 한다. 여기에서는 '엄청난 간식(?)이 풀렸다'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주3> 덕분에 태어나서 먹어본 것중 가장 다채로운 종류의 파이를 경험할 수 있었고, 여러 번의 실험 결과 우리 몸이 한 번에 제일 많이 먹을 수 있는 파이류는 오예스라는 결론이 났다.

<주4> 하지만 가톨릭 신문이었다....

<주5> contemporary christian music : 대중음악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내용 면에서는 기독교의 정신을 담아내는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기독교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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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엠피터

    종교행사를 순수하게 종교로 가야 하지만 어디에서는 무엇을 주었다는
    말을 들으면 진짜 속상하고 담 주에는 그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는 ㅎㅎㅎ

    2011.09.06 08:00 신고
    1. 공군 공감

      요즘에는 진정한 종교행사만 이루어 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어찌보면 안타깝네요^^;

      2011.09.06 15:25 신고
  2. 하늘엔별

    실례를 들어 주시니 더 재미납니다. ㅎㅎㅎ

    2011.09.06 08:26 신고
    1. 공군 공감

      감사합니다!

      2011.09.06 15:25 신고
  3. 시림, 김재덕

    한가위 맞이...
    단결된 배려와 사랑속에
    강군의 모습
    언제나 함께하는 그 마음
    처음부터...
    그 마지막 마무리 까지 같이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면 더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2011.09.06 09:32 신고
    1. 공군 공감

      댓글 감사합니다^^

      2011.09.06 15:26 신고
  4. 비밀댓글입니다

    2011.09.06 09:57
    1. 공군 공감

      사랑합니다 ~ 인천 ^^

      2011.09.06 15:26 신고
  5. 연리지

    ㅎㅎㅎ
    까마득한 훈련병 시절
    너무 그립습니다.
    저희때는 삼립빵을 주었답니다.

    2011.09.06 10:04 신고
    1. 공군 공감

      아~ 어떻게 생겼는지 봤었습니다!
      보름달(?) 처럼 생긴 둥그런 빵이죠? 아마?

      2011.09.06 15:27 신고
  6. 블로그토리

    우리땐 특기가 달라서 그런가?
    종참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ㅎㅎ

    2011.09.06 10:07 신고
    1. 공군 공감

      아아.. 그런가요?
      특기 배정 받기 전 훈련단 종교행사라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말이죠 ㅠㅠ

      2011.09.06 15:27 신고
  7. 티거

    흐흐 좀 짧긴 하지만 역시 예상했던 내용이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큰 변화가 있진 않았는데요? 결국 요즘 훈병들은 종참에 가도 딱히 다채로운 간식을 먹진 못하는군요 ㅠㅠ

    2011.09.06 13:51 신고
  8. 신기한별

    잘 보고 갑니다. 멋진 하루 보내세요~

    2011.09.06 13:54 신고
    1. 공군 공감

      댓글 감사합니다!

      2011.09.06 15:27 신고
  9. Tong

    훈련병의 유일한 낙! 종교시간 ㅎㅎ 머피의 법칙처럼
    다른 종교에서 포텐이 터지는 ...^^

    2011.09.06 14:44 신고
    1. 공군 공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친구가 피자를 먹으면 배가 아프다....랄까요? ^^

      2011.09.06 15:28 신고
  10. Audio Conferencing

    그런데 생각보다 큰 변화가 있진 않았는데요? 결국 요즘 훈병들은 종참에 가도 딱히 다채로운 간식을 먹진 못하는군요 ㅠㅠ

    2011.09.06 14:51 신고
    1. 공군 공감

      그렇죠?

      2011.09.06 15:28 신고
  11. 달콩이 (행복한 블로그)

    저도 예전 생각이 나네요 ㅎㅎ
    힘들었지만 추억이 많은 ^^

    2011.09.06 18:42 신고
    1. 공군 공감

      잠시 추억에 빠지셨군요~!

      2011.09.06 20:09 신고
  12. 바닐라로맨스

    이야... 저는 천주교였는데...
    맨날 맛난거 주는 기독교가 부러웠다는...ㅎㅎㅎㅎ
    우린 맨날 초코파이..;;;

    2011.09.07 03:57 신고
    1. 공군 공감

      요즘엔 몽쉘로 업그레이드 됐다죠?

      2011.09.08 09:47 신고
  13. 화사함

    종교행사에 초쿄파이가 없어진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일것같아요;

    2011.09.07 10:52 신고
    1. 공군 공감

      다행히도 요즘에는 생겼답니다....!
      제가 포함된 기수가 운이 없던 거겠죠? ㅠㅠ

      2011.09.08 09:46 신고
  14. ♡남긔남은긔엽긔♡

    천주교나 불교가 좀더 사람이 적어서 여친에게 보여줄 사진을 더 많이 찍을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열심히 성당을 가던 제 694기 제 남친은........ㅋㅋ 어느날 교회에서 무려 8종간식세트의 포텐이 터진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어느새 교회로 달려갔었다네요..ㅎㅎ 역시 군인에게 간식은 소중한가봐요ㅎㅎㅎ

    2011.09.20 14: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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