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2012.05.22 07:30 리스트로

『호사유피』호랑이는 가죽을, 훈련병은 편지를 남긴다?

Posted by 공군 공감


호사유피(虎死留皮)

 공키피디아 - 입대장병 훈련백과 






호사유피(인사유명) [虎死留皮(人死留名)]
: 범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명성(名聲)을 남긴다..

 


 

 

이전화에서 계속 2012/04/17 - 『나아지다』훈련단 시설, 많이 좋아졌다는데?

 


 

블링블링 2대대


 필자가 입대한 기수는 끝자리가 홀수라서, 1/3대대 건물을 이용하는 '홀수기수'로 불렸다. 훈련 4주차 즈음, 서서히 훈련이 끝나감과 동시에 곧 필자의 후임들을 받게 된다는 들뜬 마음<주1>으로 한 번도 갈 일이 없었던 2/4대대 건물을 청소하러 간 순간…! 1/3대대 건물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내/외부에 너무나도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무려 24명이 한 호실을 쓰고 (물론 필자보다 늙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물함과 침상 포함이다!) 좁은 복도와 내츄럴한(?) 화장실, 그리고 파이프 속살을 한없이 내놓은 샤워장까지... 그야말로 컬쳐쇼크 그 자체였다.

위는 새로 신축된 2대대 건물. 아래는 기존의 2/4대대 건물.

 하지만 이런 이야기도 이젠 서서히 하나의 추억으로 남고 있다. 그 이유는, 근래에 2대대 생활관이 최신식 시설로 새롭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와우!

 기존의 구형 생활관(우측 사진 아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단장된 신식 생활관(우측 사진 위)은, 아직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 훈련소에서 2년 동안 알아야 할 새로운 지식들을 6주만에 압축해서 배우는 훈련병들의 심리적 안정과 능률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건물의 내부또한 한 호실당 24명이 생활하던 것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물론, 다양한 공용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온 만큼 이제 더 이상 1/3대대는 신(), 2/4대대는 구()식이라는 고정관념은 정중히 사절! 되시겠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훈련병들이 이용하는 건물 중 종교타운 내에 위치한 법당(불교)도 새로 개축(改築)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렇듯 보다 좋아지고 있는 훈련단을 더욱 많은 예비입대장병들이 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웰컴 투 공군!!




 

본능적으로 


훈련병 생활관 내부 복도 (현 2대대 생활관)

 아무리 기본군사훈련단 내에 신식건물이 들어섰다 할지라도 그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소중하게 쓰지 않으면 금세 낡아버리지 않겠는가? 물론 분대장들이 눈에 띠는 곳은 철저하게 감시(?)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거의 없다. 일례로 훈련소 퇴소 즈음에 하는 대청소 시간에, 벽면에 묻은 얼룩 때를 지우기 위하여 그 자그마한 칫솔모에 치약을 묻혀 드넓은 복도 벽을 벅벅 문질러 댔던 기억이 난다.<주2> 덕분에 복도에는 한가득 상쾌한 민트향이 진동을 했고, 그렇게 훈련병 생활관의 청결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유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깨끗한 곳에서도 인간의 낙서본능은 살아 숨 쉬고 있으니....

 낙서명당(?)으로 가장 먼저 손꼽힐만한 곳은 바로 강당이다. 주로 실내학과 교육시간에 앞 줄 의자 뒤편 등받이에다 낙서를 하는 편인데, 그야말로 낙서가 푸짐하다’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온갖 잡설들의 향연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주된 낙서내용은 “XXX기 파이팅!”이나 “000기 훈련 5주차다, 이제 빨리 나가자!”같은 것들이었다. 특히나 훈련 후반기에 낙서를 남기고 떠난 윗 기수들의 멘트 (나는 내일 모레면 훈련 끝나는데 이제 훈련 1~2주차인 녀석들을 보면 구토가 나오려고 한다! 따위의 낙서)들은,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참 도찐개찐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훈련의 난이도를 별점으로 표시한 낙서들이 주를 이뤘는데, 대부분 화생방과 행군이 난이도 x로 높게 나타나 있었다재미있었던 것은 식당에 나오는 계란까기가 별 다섯 개 정도로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편으로 기록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주3>  

 

 




이왕 할거면 낙서보다는 편지


 의자 뒤 낙서는 비교적 잡아내기가 쉽지만 그 밖에 다양한 낙서(?)들은 사실 잡아내기 쉽지 않다. 필자가 본 낙서들만 하더라도 강당의자 뒤는 물론이거니와 책받침 앞뒷면, 기본군사과정 교본, 심지어 이불을 넣어두는 관물함 아래의 빈 공간 벽면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좋은(?) 낙서는 다름아닌 편지이다. 낙서로만 남기기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지 아예 편지를 한 통 써 놓고 가는 윗 기수 훈련병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필자도 훈련단을 거친 한 명으로써, 후임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편지 한 통 곱게 써서 교본 속에 끼워두고 왔다. 편지 내용은 여타 훈련병들의 고생타령(...)과 별반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혹시 그 편지 지금도 책 속에 잘 꽂혀있을라나?

 작년 말 경, 필자가 훈련단 출장을 가게 되었던 중에 낙서에 관한 이야기를 따로 하고 싶어서 중강당을 취재차 들린 적이 있었다. 너무나도 낙서가 켜켜이, 두껍게 되어 있어서 평생 안 지워질것만 같았던 훈련단 낙서의 기억… 하지만 다시 간 그 곳에서는 어느새 낙서들이 몽땅 다 지워져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물론 낙서가 지워지니, 뒤에서 봤을 때 너저분했던 강당이 한결 깨끗해져서 보는 사람의 마음은 한결 개운했지만, 한편으론 그 낙서들 속에서 울고 웃었던 우리들의 추억이 지워진 것 같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낙서는 좋지 않다. 암. 그렇고말고.


 


 

 전자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손으로 필기를 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라지만,
 훈련단에서는 누구든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필기를 하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훈련단에서 '편지'란 무슨 의미일지 다음화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주1> 나보다 아래기수는 같은 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지 않는 이상, 그야말로 ‘남’일 뿐이다. 하지만 군인이 된지 불과 몇 주 차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군을 통틀어 군대 내에서 나보다 늦게 들어온 - 아랫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찌나 뿌듯한지 모른다.

<주2> 물론 모가 닳아서 버려야 하는 칫솔로 청소가 이루어졌다. 근데 왜 칫솔을 여러 개 보급 받은 기억은 나지 않는 걸까? 왜!!

<주3> 이건 자대 배치 받은 지금도 참 어려운 것 같다. 군대계란은 왜 이렇게 먹기 힘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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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호사유피...ㅎㅎㅎ
    좋은데요.

    잘 보고가요

    2012.05.22 09:18 신고
    1. 공군 공감

      감사합니다^^

      2012.05.22 14:18 신고
  2. 티거

    우와.. 진짜 엄청 좋아졌네요!
    몇기부터 저 생활관을 쓰게 된건가요?

    그나저나 군대달걀 얘기하니 군대리아가 갑자기 생각나네요..ㅋㅋㅋ 이제는 먹고싶어도 먹을 수 없는 그 쌀빵과 달걀과 함께 으깬 샐러드~

    2012.05.22 09:47 신고
    1. 공군 공감

      쓴지 얼마 안 됐다고 합니다. 한 두~세 기수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ㅎㅎ

      2012.05.22 14:19 신고
  3. Hansik's Drink

    너무너무 잘보고 갑니다~ ㅎㅎ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12.05.22 10:27 신고
    1. 공군 공감

      댓글 감사합니다.

      2012.05.22 14:19 신고
  4. 아레아디

    날씨가 점점 더 좋아지는게 느껴지네요..ㅎㅎ
    날씨만큼이나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래요^^

    2012.05.22 11:15 신고
    1. 공군 공감

      아레아디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2.05.22 14:19 신고
  5. 유키no

    흠 갑자기 훈련병때 기억이 나는데요 ^^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012.05.22 11:26 신고
    1. 공군 공감

      유키no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5.22 14:19 신고
  6. 신기한별

    오늘도 입대장병훈련백과 잘 보고 갑니다

    2012.05.22 15:39 신고
  7. ㅁㅁㅁ

    추운 겨울 녹물나오는 2대대 생활관에서 흰내복을 열심히 빨던 기억이....

    2012.05.22 19:28 신고
  8. 함박

    궁금하네요.. 714, 715기 후배들 말 들어보니 둘중 한 기수에서 3대대가 4대대와 함께 기존 구 생활관(일명 수용소)에서 생활했다던데요.
    홀수대대는 (수용소가 아닌) 기존의 깔끔한 생활관을 쓰는 거 아니었나요? 아니면 뭔가 사정변경이 있나요? 글에 나와있지 않아서요.
    717기와 719기에 입대하는 학교 후배가 있습니다. 기훈단 생활관에 관한 제 조언으로 이때 가게 되었는데;; ㅠㅠ

    2012.05.22 21: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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