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2012.07.17 07:30 리스트로

『기청하다』사격훈련 만발! 건빵은 어디에?

Posted by 공군 공감

기청하다

 공키피디아 - 입대장병 훈련백과 



 




 

기청하다(祈請--) :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빌다.

 


 

 

 유일하게 공공연한 얼차려가 허락된 공간! 멍 때리다간 그냥 계속 쭉~ OUT 될 수 있는 엄청난 군기의 현장!

 지난 화에서 주로 '총기학(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 이번 시간에는 '사격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눠보도록 하자.


 

 


 

리얼 군기체험   


 (지난 화에 이어서 계속-『일취월장』어느새 즐기게 된 사격훈련?) 그 어느 때보다도 날이 서있는 분대장들과 교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그들이 특별히 예민한 상태인 이유는,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더 이상 손으로 총 쏘는 흉내만 내는 훈련이 아닌 - 실제로 총탄이 오고 가는 훈련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한 눈을 팔거나 딴 소리, 엄한 질문을 내지르게 되면 개머리판을 뺨에 대어 보기도 전에 여지없이 무한 체력단련과 군기교육을 받게 될 것이므로 사격훈련장에서는 특히나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격대 위에서는 허둥지둥 대지 말자! (c) CJent

 이는 사격대 위에서 더욱 심해진다. 사격이론교육시간에 귀가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사격 진행 순서를 다시 한 번 교육 받은 뒤, 순서대로 탄약과 탄피회수통을 지급받게 된다. 그리고 각 사격대마다 두 명의 훈련병이 나뉘어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부터는 진짜 '실탄'이 총기에 장전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조금의 장난이나 실수 혹은 갑작스런 기억의 부재(?)가 올 경우 바로바로 교관들의 물리적 타격(!!)이 가해진다. 그리고 사실... 실탄이 소총에 장전되게 되면 대부분의 훈련병은 긴장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게 된다.

 가장 많이 얻어맞게(!) 되는 경우는 안전간을 '안전'에 위치한 채로 방아쇠를 당기는 경우(당연히 실탄이 발사되지 않는다.)이다. 이따금씩 탄피회수통을 애매하게 꽂거나 바로 옆에서 들리는 실탄 발사소리에 놀라 허둥대는 바람에 가격(加擊)당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튼 사격훈련장 내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제발 정신을 똑바로 차리도록 하자. 나를 위해, 그리고 전우의 안전을 위해!
 

 

 



 

 

사격의 품격   


 사격훈련에 들어가기 전부터 들렸던 풍문(風聞)에 의하면 사격훈련 만발자에게는 어마어마한 혜택이 돌아간다고 했다. 바로 '전화'와 '건빵'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 이 두 가지는 훈련단에 있는 훈련병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아이템임이 분명하다. 물론 소총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필자조차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잔뜩 흥분된 마음으로 사격 만발에 대한 의지를 가다듬게 되었었다.


 첫 번째 사격훈련은 기록(점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예비 사격'이다. 총기 상단의 가늠쇠를 각 개인의 신체구조에 맞게 조정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사격이기 때문이다. 이 예비 사격때 가늠쇠를 잘 맞춰두어야만 앞으로 있을 여러 사격평가에서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 이 때 당시엔 가늠쇠를 맞추고 자세를 가다듬는 일 보다- 그저 고철 덩어리로만 보였던 자그마한 총기에서 이렇게 큰 소리로 / 강하게 총알이 날아간다는 놀라움으로 가득했었다.

 두 번째 사격은 기록사격 시간이었다. 사격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숨 참기라고 할 수 있는데 점수에 포함되는 사격인만큼, 이 때만큼은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전화와 건빵만을 떠올린 채) 숨죽이며 20발을 따박따박 표적지에 쏴 주었다. 과거와는 다르게 요즘에는 자동화표적지 시스템이 생겼다고 한다. 인민군 모양을 띤 표적지에 훈련병이 총탄을 맞추게 되면 자동으로 뒤로 젖혔다 세워지며, 이 결과들이 모두 자동으로 컴퓨터에 기록된다고 한다. 필자가 훈련할 당시만 해도 표적지를 직접 뛰어가서 붙이고, 사격이 끝나면 다시 떼오는 형식이었는데... 역시 훈련단은 계속 발전한다. 

 

보기만 해도 답답한 방독면 사격! 하지만 화생방전을 대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c) 국방일보

 세 번째 사격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한 방독면 사격이었다. 화생방전 상황에 대비하여 방독면을 착용한 채 사격을 하는 훈련인데, 이 사격훈련의 포인트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되겠다. 방독면을 쓰게 되면 느껴지는 답답함 때문에 자칫 숨을 거칠게 쉴 수 있는데, 이럴경우엔 총알이 표적지가 아닌 엄한 곳에 맞게 되기 때문이다. 도가(道家)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을 마음 속에 그리며, 나 자신을 방독면과 물아일체(物我一體)시켜 정신일도(精神一到)해보자. (알 수 없는 사자성어를 마음속에 되뇌이며 마음을 진정시켜보자. 하지만 방독면에 묻어있는 미량의 가스들은 훈련병의 마음에 잔잔한 파고(波高)를 일으킨다.)

 

 마지막 사격은 야간사격이었다. 말 그대로 밤에 하는 사격인데, 야간사격의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화려한 불꽃쇼(?)가 아닐까 싶다. 낮에는 잘 몰랐지만 밤이 되니 소총에서 나오는 화염이 눈에 고스란히 보이게 되는데 이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특히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 사격이다보니 표적지 방향을 향하여 그냥 마구마구 쏘아대는 통에 사격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훈련단 밖에서는 쏠 일이 없기를...기원하다


먼 훗날, 자대배치를 받으면 이렇게 사격할 경우도 생긴다. (c) 국방일보

 사격은 올림픽 정식 종목 중 하나일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스포츠이다. 물론 군대에서 하는 사격이 이와 크게 다를리 없다. 게다가 평상시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확 날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 아닐까? 이래서 사격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나 싶다.

 하지만 사격의 시원시원함과 더불어 느낄 수 있는 것은 전쟁의 두려움과 총기의 무서움이다. 부디 필자 -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장병들이 훈련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 소총의 방아쇠를 당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빈다. 전쟁이던, 아니던, 그 어떤 것이던 간에.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여러분도 못 믿으시겠지만, 필자는 진짜로 표적지의 중앙부분에 모든 탄약을 집중포화(!)했다. 정말, 만(滿)발을 맞춘 것이다! 덕분에 사격평가에서도 만 점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기념삼아 그 때 사용했던 표적지도 버리지 않고 기념으로 보관중이다. 하지만 그 때 약속했던 건빵과 통화의 혜택은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필자가 전역하기 전까지는 받을 수 있을라나? 음? 

 (요즘에는 이런 만발자 낚시성 공약을 거는 대신 그냥 '박수쳐준다'라고 하는 분대장도 있다고 한다. 하긴, 내 평가점수가 올라가니까 내가 좋은거지 뭐...)

 

 


 

 과연 2년 동안 나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가? 

 훈련소에서 나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

 다음 화에서는 "평가" 와 관련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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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거

    으.. 저는 한발 차이로 만발에 실패해서 건빵과 콜라와 전화통화 대신 달랑 건빵만 받았던 기억이..하..
    그나저나 맹꽁뱀 쫌있음 집에 가실텐데 공키피디아도 끝나는건가요..?ㅠㅠ

    2012.07.17 08:39 신고
    1. 공군 공감

      제가 집에 가도 공키피디아가 계속 되길 바랄 뿐입니다... 하핫!

      2012.07.17 09:06 신고
  2. 잭팟

    충성 일병 김** 입니다 맹꽁님 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충성 ㅋㅋㅎㅎ

    2012.07.17 09:46 신고
  3. 남시언

    와우 ㅎㅎㅎ 잘 봣습니다!!

    2012.07.17 1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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